[기고] 여야 협치를 위한 제언

혈액(血液)은 우리 몸안의 세포에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하고 세포의 신진대사에 의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노폐물을 회수하여 운반하는 복잡한 혈관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혈액은 수혈이 필요한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유일한 수단으로, 아직은 이를 대체할 물질이 없고 인공적인 혈액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에서는 헌혈의 중요성을 알리고 국가 차원에서 생명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헌혈자들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헌혈자 예우 강화를 위한 혈액관리법을 개정하여 20년 전부터 매년 6월 14일 ‘세계 헌혈자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고 관련 행사도 하고 있다.

MZ세대는 2월 14일이 ‘밸런타인데이’, 3월 14일은 ‘화이트데이’ 그리고 6월 14일은 ‘키스데이’라는 사실은 알아도 6월 14일 ‘헌혈자의 날’은 낯설은 게 사실이다. 기성세대도 마찬가지다.

현재 우리나라의 헌혈 관리 기관은 법률 개정으로 보건복지부 산하 비영리 법인인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와, 대한산업보건협회 부설 한마음혈액원 두곳이다. 헌혈을 하려면 이들 기관에서 운영하는 헌혈버스나, ‘헌혈의 집’(적십자사), ‘헌혈카페’(한마음)를 찾아가면 된다. 가까이서 헌혈을 할 수 있는 차량이나 장소는 인터넷 누리집에 안내돼 있다.

우리나라의 전체인구 중 헌혈인구는 지난해 기준 5.4%로 외국의 인구 대비 헌혈률 네덜란드 4.2%, 프랑스 4.1%, 일본 4.1%, 핀란드 3.4%, 영국 2.7%와 비교해도 결코 작은 수치라고 할 수 없다.

또한 우리의 헌혈자 분포를 보면, 16세~29세가 55%를 차지하고 있으나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로 점점 감소하고 50세~69세 장년층은 11.7%로 2005년 1,2%에서 불과했으나 18년 만에 10배로 높아졌다.

반면, 수혈을 필요로 하는 50대 이상 연령층은 증가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혈액 수급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돼 현재 10~20대에 편중된 헌혈자 구조를 개선하여 30대 이상 중장년층 헌혈자 확보를 통해 헌혈인구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혈액수급단계는 혈액 보유량이 5일분 이상 ‘적정’, 5일분 미만 ‘관심’, 3일분 미만 ‘주의’, 2일분 미만 ‘경계’, 1일분 미만일 경우 ‘심각’의 5단계로 구분한다

지난달 기준 혈액보유량은 O형을 제외하고 적정 혈액 보유량인 5일분을 초과한 상태다. 하지만 언제 적정 혈액 보유량이 미달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헌혈은 일반적으로 하는 전혈이 만 16세~69세, 성분 헌혈 즉 혈장 및 혈소판 헌혈은 만 17세~69세가 헌혈할 수 있는 나이고 만약 현재 65세 이상에 해당한다면 60~64세까지 헌혈 유경험자만 할 수 있다. 물론 체중과 맥박·혈압이 요건에 맞아야 하고 전혈은 8주 간격으로 일 년에 최대 5회, 성분 헌혈은 2주 간격으로 일 년에 최대 24회로 제한하는 헌혈자 보호 규정이 있다.

지금의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혁신적 응급 인공혈액 기술을 필요로 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혈액을 공급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외 선진국에서는 혁신적인 응급 인공혈액 기술이 개발되어 인공혈액의 안전성과 효능을 검증하기 위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이 기술은 인공혈액을 통해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환자에게 혈액을 공급할 수 있으며, 혈액 대체물질을 사용하여 혈액의 기능을 대체한다. 또한 혈액형에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으며, 혈액 저장 및 이송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다.

​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인공혈액 기술 개발을 위해 다양한 연구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인 연구 중 하나는 혈액대체제로 사용할 수 있는 인공혈액 개발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연구 기관과 기업이 협력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이고 기업으로는 삼성, LG, SK 등이 참여하고 있다.

다양한 소재와 기술을 활용하여 인공혈액을 개발하고 있으며, 동물 실험 및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효능을 검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인공혈액 기술 개발은 아직 도전과제가 남아있지만, 우리나라의 연구진과 기업들의 노력으로 머지않아 혈액 공급이 어려운 장소에서도 사용할 수 있고 응급 상황에서의 생명 구조에 큰 도움이 되어 날이 오길 크게 기대한다.

21대 국회는 ‘국회가 국민을 걱정해야 함에도 국민이 국회를 걱정하는 나라를 만들었다.’는 오명을 부인할 수 없다. 새로 선출된 22대 국회의원 임기 시작은 2024년 5월 30일이다.

그러나 여전히 여야 협치는 물론이고 정쟁으로 여전히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는 상황이 지속되리라 보는 시각이 많다. 아직도 적지 않은 국회의원이 국민을 대변하기는 커녕 무소신의 아이콘으로 국가와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는 얘기다.

앞으로 헌혈 제한 나이까지는 몇 년 남지 않았지만, 코로나 팬덤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하여 아들과 합쳐 100회가 넘어 매번 다음 헌혈 가능일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게 어느덧 루틴이 되어버렸다.

이에 글쟁이가 아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시기적으로 의미있는 ’세계 헌혈자의 날‘을 앞두고 22대 국회의장의 주도로 여야 전체 300명 의원이 국회에 모여 협치를 위한 첫걸음으로 헌혈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아름다운 선물을 제안한다.

또한 언론매체에서도 공공기관, 기업, 종교단체 등 많은 기관, 단체가 헌혈에 참여하는 훈훈한 미담 사례와 저출산과 기후 위기 문제에 대한 지혜를 모으는 소식이 연일 계속되는 잔혹한 범죄, 갑질 및 가스라이팅 의혹, 싸우는 정치권 뉴스를 대신하는 생명과 인권을 소중하게 여기는 희망의 대한민국, 그날을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