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역사 초반부터 남성이 가장 중요한 결정권을 갖고 있었으며, 여성은 주로 가정과 육아를 담당하고 집안일을 하는 역할이 현대까지 이어져 왔다. 교육도 조선시대의 경우 공·사교육기관에서 실제로 여성이 배제된 양반 중심의 유교사상과 성리학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다행히도 조선조 말 근대 전환기인 조선 최초의 근대식 여학교 ‘이화학당’을 시작으로 여학교 설립 운동에 앞장섰던 여성들의 탁월한 젠더 감수성 덕분에 마침내 사립이 아닌 관립 여학교 탄생이라는 결실로 여성도 남성과 똑같이 집 밖의 학교에 다닐 수 있는 권리를 누리는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이후 여성의 평등한 교육권, 정치참여권, 경제활동 참여권이 명시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인권선언문’인 ‘여권통문(女權通文)’을 발표라는 근대 여성운동을 상징하는 역사적 사건이 있었다.
우리나라는 광복 이후 지난 80년간 6.25 전쟁이란 아픈 역사를 딛고 한마음으로 노력해 세계가 놀란 사회·경제적 성장과 국가 발전을 이뤄왔다.
그 변화와 역동적인 발전에는 여성들의 희생과 역할이 컸다. 20세기 중반까지 여성 인권 운동은 상당한 변화를 촉발하여 전통적인 경계에 도전하고 교육,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음에도 여성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확산되었다. 유리천장(glass ceiling)과 성차별, 직장과 가정의 균형 문제, 성폭력과 안전 문제 그리고 지지와 협력을 요하는 여성 네트워크 강화 등의 커다란 숙제를 안겨준 셈이다.
그러나 여성의 사회 참여 증가는 사회적 균형을 조정하는데 기여하고 가부장적인 구조가 점차 흔들리면서 여성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고 존중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변화의 바람이 서서히 불어왔다. 즉 대내외적으로 정치, 경제 등의 변화와 시대적인 흐름에 페미니즘·젠더 이슈가 여성들의 권리와 지위가 향상되는 계기가 되었다.
여성들의 투표권이 확대되면서 여성들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지는 계기가 되어 자신들의 권리를 위해 정치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또한 여성의 경제활동이 증가하면서 경제적으로 독립적인 삶을 누리고 가족에게는 경제적으로 크게 기여할 수 있었다. 그리고 페미니즘과 젠더 이슈의 등장으로 여성들이 자신들의 권리와 지위를 인식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운동이 계기가 되어 이론적인 기반과 실천적인 방법 등의 개선책이 나올 수 있었다.
현대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변화하고 있다. 여성들은 이제 가정에만 머무르지 않고, 사회의 다양한 영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어 여성의 권리와 평등은 물론 사회·경제적 지위를 획득하는데 큰 진전을 이루었다.
최근 몇 년 사이 세계 속에서 ‘파워 K-우먼’ 등 한국 여성 돌풍이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그 속에서 특히 여풍시대(女風時代)의 주류인 우리의 2030 젊은 여성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열정 파워를 과시하고 생활 및 사회의 문제에도 주도적인 사례를 볼 수 있어, 우리나라 미래 및 글로벌 시대의 주역임을 확신하게 되었다. 이에 계엄령 이후 암울한 시국에 힘을 내고 희망의 기운을 얻고자 “대한민국 열정 파워 2030 여성” 일부를 소개하고자 한다.
기업의 경우,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혁신적인 사고로 기업을 선도하는 CEO로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한국의 최연소 CEO로 유명한 박혜윤 대표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뷰티스타트업 ‘블루랩’을 창업,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피부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유현아 대표는 인공지능기술을 활용한 로봇회사를 창업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김윤정 대표는 디자인 회사를 창업, 세계적인 디자인상을 수상하며 한국 디자인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이 밖에도 3040으로 세계가 주목하는 기업을 이끌고 있어 포춘코리아가 선정한여성 CEO 5인으로 김슬아(컬리), 이수형(파인아시아자산운용), 정신아(카카오벤처스), 윤자영(스타일쉐어), 정예슬(파인드폼)이 있다. 이들 모두 자랑스런 우리나라의 미래 국보 자산이다.
연예 및 스포츠의 경우, 방탄소년단의 제니는 세계적인 인기가 함께 다양한 음악 활동으로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28년 만에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단식 금메달 안세영, 양궁 여자단체 금메달로 올림픽 10연패의 ‘금자탑’을 달성한 임시현·전훈영·남수현, 동계올림픽 금메달 ‘쇼트트랙 여왕’ 최민정, 여자 축구의 전설 지소연, 미국 여자 골프 투어에서 4승 세계 랭킹 1위 고진영, 세계적인 스포츠스타 반열에 오른 ‘피겨 퀸’ 김연아 등 수많은 선수가 있다. 잠시 눈을 감으면 국민 영웅인 이들의 활약상이 마치 파노라마 영상처럼 떠오를 것이다.
장혜영 국회의원은 청년 정치인으로 청년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송옥주 국회의원은 환경전문가로서 환경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와 정책 제안을 하고 있다. 박혜선 판사는 성범죄 사건, 김지현 변호사는 여성 인권과 관련된 다양한 사건 등에서 적극적인 대처와 제안을 하고 있다.
군에서는 그동안 사관학교 입학, 졸업에서 수많은 수석 합격·졸업으로 크게 주목을 끌었으며, 강수진 대위는 전투기 조종사로서, 박혜진 대위는 사이버 보안 전문가로서 임무를 수행하는 등 많은 여성 간부 군인이 군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여성들 사이에서 군인에 대한 새로운 기준과 인식을 하게 되었고, 도전의 아이콘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간호, 교육, 행정 지원과 같은 분야의 여성 근로자가 70% 이상인 것과 별개로 기술·엔지니어링과 같이 전통적으로 남성이 지배적인 영역에 진입하는 여성도 증가하고 있다.
최근 우리 사회는 2030 여성들이 소비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데, 역사상 최고의 전성기를 맞은 KBO리그 2030 여성 관중이 58.7%로 프로야구 흥행 대박을 주도하는 ‘우먼 파워’ 광풍이 되었고, 30%대의 2030 여성을 중심으로 한 K팝 팬덤이 탄핵 집회의 새로운 중심으로 떠올라 정치 집회 문화를 바꿨다. 외신에서도, 세계도 놀라고 주목하고 있다.
예로부터 우리는 ‘어머니는 강하다’, ‘어머니의 힘은 위대하다’는 표현을 삶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그만큼 한국 사회에 보여지는 ‘모든 일에 열정적인 젊은 여성’ 특히 ‘2030 여성의 열정과 파워’가 21세기 ‘제2의 한강 기적’을 이끌어 내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다. 지금의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서 긍정적인 국민의 변화와 건강한 소통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주체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모두의 딸이기도 하다.
연고도 없이 평균 68세의 주민 105명이 사는 작은 섬마을에 정착한 전국 최연소 20대 여성 이장이 말하는 “시골 마을의 변화를 꿈꾸는 이야기”가 오늘따라 더 멋져 보인다. 날마다 하늘만큼 환희 웃는 일만 자꾸자꾸 생기소서.
(문화유산국민신탁 충청지방사무소 명예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