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안 칼럼] 진짜 폭탄’은 창원산단 선정에서 터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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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안 칼럼] 진짜 폭탄’은 창원산단 선정에서 터질 듯
  • 유영안 서울의소리 논설위원
  • 승인 2024.11.13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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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한겨레21, 서울의소리

지난 10일 한겨레21이 명태균이 창원 산업 단지 선정에 처음부터 끝까지 개입했다고 보도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명태균이 창원 산업단지 선정 과정에 개입했다는 보도는 이미 나왔으나, 이에 대한 구체적 증거가 보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구나 당시 산업단지 선정 일을 한 창원시 국장이 증언한 것이라 변명도 못하게 생겼다. 따라서 이 사건이 어쩌면 국정을 뒤흔들 ‘진짜 폭탄’으로 대두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거기에도 김건희가 개입한 흔적이 보이기 때문이다. 한겨레21이 보도한 것을 요약 정리하면서 이 사건이 가져올 파장을 전망해본다.

 

명태균이 구체적 입지 제안, 창원시가 수용

한겨레21은 명태균이 윤석열 정권의 국책사업인 경남 창원 신규 국가첨단산업단지의 최초 입지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명태균은 이 과정에서 창원시 고위 공무원들로부터 최소 5번 이상 공식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강혜경 씨의 증언과 일치한다. 문제는 국토교통부가 현지 실사 이후 최초 입지와 부지가 크게 달라졌음에도 추가 실사 없이 최종 부지를 선정했다는 점이다. 당시 국토부 장관은 원희룡이었다.

한겨레21이 당시 협의에 참석한 창원시 공무원을 상대로 인터뷰한 결과 ‘창원시 ㄹ국장(3급)은 “창원시 공식 기록으로 최소 5번 정도 김영선 의원실에서 명태균씨를 만났다”며 “(신규 창원산단 추진 초기인) 2022년 11월9일 명씨에게 현황 보고를 했고, 그때가 신규 창원산단 위치를 막 그리는 시기였는데, (명씨가) 구체적 입지를 제안했고 창원시가 그걸 수용했다”고 말했다.

 

최순실이 울고 갈 국정농단

아무런 공적 지위가 없는 명태균이 단지 대선 때 윤석열을 도왔다는 이유로 지역 산업단지 입지 선정에 개입하고 더더구나 창원시 공무원들을 다섯 번이나 불러 협의한 것은 누가 봐도 국정농단이다. 마치 박근혜 정부 시절 최순실을 보는 것 같다.

ㄹ국장의 증언에 따르면 2023년 1월5일 농림축산식품부가 최초 입지 중 일부에 대해 용도 변경을 불허하고 나흘 뒤인 1월9일 다시 명씨를 만나 “(추가된 부지의) 경계 조정을 협의했다”고 말했다. ㄹ국장은 창원시에서 국장 보직만 3차례나 맡았고, 신규 창원산단 추진 당시에는 창원시 기획조정실장으로 재직하며 ㅈ창원부시장과 함께 실무를 총괄했던 인물이다.

 

명태균, 창원산단 발표 5개월 전에 대외비 문서 받아 검토

앞서 한겨레21은 명태균이 신규 창원산단 발표 5개월 전인 2022년 10월 무렵 창원시 고위 공무원들을 자신이 일하는 사무실로 불러 대외비 문서를 받아 검토했고, 같은 해 11월23일 국토부 실사단이 왔을 때는 “직접 안내를 했”으며, 이날 김건희에게 청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보고서를 만든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녹취록에도 명태균이 창원 산단 선정 때 김건희에게 제안서를 올렸다는 말이 나온다. 거기에다 당시 실무 책임자가 그걸 증언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은 변명을 해도 안 통하게 생겼다. 그 후에 부지가 일부 변경이 되었지만 명태균이 개입한 것은 분명해 보이기 때문이다.

 

문건 내에 부지 예정지 구체적으로 담겨 있어

창원시가 2022년 10월부터 2023년 2월까지 작성한 창원국가산업단지 관련 문건. 문건 내에는 부지 예정지가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명씨의 제안 이후 창원시의 신규 창원산단 추진은 2단계로 접어든다. 한겨레21이 확보한 창원시 대외비 내부 문건 ‘창원 방위 원자력 산업 특화·국가산업단지 제안서’를 보면, 창원시는 이때 산단 부지를 3개 구역으로 설정했다.

홍남표 시장이 생각했던 의창구 퇴촌동 일대 40만여㎡(12만 평)가 1구역, 경남도의 지시 이후 창원시가 확장 부지로 생각한 의창구 북면 일대 726만여㎡(220만 평)가 2구역, 명씨가 제안한 의창구 대산면 일대 248만여㎡(75만 평)가 3구역으로, 전체 규모는 1015만여㎡(307만 평)에 이른다. 이후 ㅈ부시장과 ㄹ국장은 2022년 11월15일 명씨가 제안한 대산면 일대가 포함된 대외비 문건을 명씨에게 보고하고, 이를 국토부에 그대로 제출했다.

 

대산면 일대 농림부 반대로 암초에 부딪쳐

이후 명씨 주도로 국토부 실사단에 안내까지 됐던 대산면 일대는 그러나 국토부 실사 이후 농림부의 반대로 암초에 부딪힌다. 한겨레21이 확보한 창원시의 출장 보고서를 보면, 2023년 1월5일 농림부는 창원시와의 업무 협의에서 3구역인 대산면 일대 부지에 대해 ‘농업보존가치 높아 (농업진흥구역 100%) 해제 불가’ 입장을 전했다. 농지로서의 가치가 높아 신규 창원산단 부지로 용도 변경을 허가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명씨의 제안을 받고 대산면 일대를 포함했던 창원시가 이런 기초적인 내용조차 확인하지 않은 것은 여러모로 수상해 보인다.

나흘 뒤인 2023년 1월9일 ㄹ국장은 다시 명씨를 만나 신규 창원산단 부지 협의를 진행했다. 이날 최종적으로 홍남표 시장이 생각했던 퇴촌동 일대 1구역과 명씨가 제안했던 대산면 일대 3구역이 산단 부지에서 빠지게 된다. 대신 동읍 일대에 있는 산지를 부지에 추가하는 3단계 계획이 수립된다.

 

국회의원 51명 서명도 명태균이 지시

창원시는 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국회의원 51명에게 신규 창원산단 유치 지지 서명을 받은 일이 있는데, ㄹ 국장의 증언에 따르면 이때도 명태균이 지시를 했다고 한다. 이 증언은 ‘김건희-명태균 게이트’의 핵심 제보자인 강혜경씨의 증언과도 일치한다. 강씨는 “명씨가 누구누구에게 서명을 받아 오라며 국회의원을 찍어줬다”며 “51명 전부는 아니지만 핵심적인 인물들은 명씨가 지목하고 섭외해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모은 서명 건의문을 김영선 당시 의원이 2022년 12월28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을 만나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과정을 거쳐 신규 창원산단은 2023년 3월15일 윤석열이 직접 주재한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최종 발표됐다. 사업비 1조4천억원 규모의 대규모 국책 사업으로 창원은 방위·원자력 융합 단지로 선정됐는데, 최종 부지는 창원시 의창구 북면, 동읍 일대에 339만㎡(약 103만 평) 규모로 결정됐다.

1조4천억원이 투입된 대규모 국책사업이 졸속으로 진행됐다는 점, 거기에 명태균과 김건희가 개입되어 있다는 보도는 가히 충격적이다. 묘하게 신규 창원산단 선정과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은 시기도 비슷하고 추진 과정도 비슷하다. 따라서 이것 역시 특검이 필요하다. 진짜 폭탄은 거기서 터질지도 모른다. 산업단지 부지와 그 주변에 차명으로 땅을 산 사람들을 전수조사하면 마각이 드러날 것이다. 썩어도 이렇게 썩은 정권은 처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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