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벽예감 608] 미국 중흥과 패권 탈환 외치는 망나니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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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예감 608] 미국 중흥과 패권 탈환 외치는 망나니가 돌아왔다
  • 한호석 정세연구소 소장
  • 승인 2024.11.1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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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계급적 양극화는 미국을 약화시켰다
2. 미국 중흥과 패권 탈환을 외치는 신흥 정치세력
3. 미국 퇴조시킨 4대 병폐를 퇴치하려는 트럼프
4. 끝없는 전쟁에서 벗어나겠다는 트럼프
5. 트럼프의 철군 의지 실현할 집권 2기
6. 트럼프의 재집권은 윤석열 정권에 재앙
한호석 정세연구소 소장
한호석 정세연구소 소장

1. 계급적 양극화는 미국을 약화시켰다

2024년 9월 4일 미국의 과학전문지 ‘싸이언스 어드밴씨스(Science Advances)’에 실린, 「지속적인 양극화: 미국 선거 기간에 나타난 정치적 적개심은 예상치 못한 지속성을 지닌다」라는 제목의 논문에 의하면, 공화당과 민주당은 선거 기간에 상대에 대한 정치적 적개심(political animosity)을 증폭시켰는데, 그들의 정치적 적개심은 선거 이후에도 지속되면서 정치적 양극화(political polarization)로 고착되었다고 한다. 미국에서만 그런 게 아니다. 한국을 비롯해 보수 양당 체제가 고질적으로 지배하는 자본주의 나라들에서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는 언제나 보수 양당의 정치적 적개심을 표출시킨다.

보수 양당의 정치적 양극화보다 계급적 양극화(class polarization)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에서는 노동계급과 저소득층을 한편으로 하고, 자본가계급과 고소득층을 다른 한편으로 하는 계급적 양극화가 심화되었다. 미국에서 계급적 양극화가 얼마나 심화되었는지 살펴보자. 2024년 3월 28일 미국 ‘CNBC’ 방송은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가 발표한 통계자료를 인용해 1,100만 달러(약 153억 원) 이상의 자산을 가진 대자본가들이 미국 재부의 30%를 가졌는데, 대자본가 중에서도 상위 1%에 해당하는 초거대자본가들의 자산 총액은 44조6,000억 달러(약 6경 원)라고 한다.

그에 비해, 미국의 노동계급과 저소득층은 빈곤과 빚더미에 쪼들리며 하루 벌어 하루를 산다. 2023년 12월 19일 미국 금융대출회사와 결제정보회사가 미국 각계층 주민 3,252명의 경제 형편을 조사한 보고서에 의하면, 응답자의 62%는 생활비를 지출하면 남는 돈이 없어 신용카드 대출금에 의존해 근근이 살아간다는 것이다.

2024년 8월 28일 미국 언론매체 ‘월스트릿저널’ 보도에 의하면, 미국에서 열심히 일하면 유족한 중산층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이른바 ‘미국의 꿈(American Dream)’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이 인구 구성에서 34%로 축소되었다고 한다. 이런 통계수치는 미국의 중산층이 해체되면서 계급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계급적 양극화는 내분을 불러일으켜 미국을 약화시켰다.

계급적으로 양극화된 미국에서 노동계급과 자본가계급의 대립이 격화되어 계급적 적개심이 확산되어야 정상인데, 보수 양당의 대립이 격화되면서 정치적 적개심이 확산되었다. 이런 사회정치적 현실은 계급적 양극화와 정치적 양극화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국에서 계급적 양극화와 정치적 양극화가 일치하지 않는 원인은 노동계급과 저소득층을 위한 진보정당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본가계급과 고소득층을 위한 보수정당들인 공화당과 민주당은 1790년 이후 지금까지 234년 동안 정치 권력을 배타적으로 장악해왔다.

그런 척박한 정치지형에서 노동계급과 저소득층은 자본가계급과 고소득층을 위한 보수 양당 가운데 어느 한 정당을 선택하고 지지하는 수밖에 없다. 이것은 보수 양당의 대립 구도가 이미 오래전부터 계급적 양극화를 정치적 양극화로 왜곡시켜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동계급의 계급의식(class consciousness)은 그들을 위해 존재하는 진보정당에 의해 형성되고 발전하는 것인데, 그들을 위해 존재하는 진보정당이 없으므로 계급의식은 200년이 지나도 형성되지 않았다.

다시 말해서, 미국의 보수 양당 체제가 계급적 양극화를 정치적 양극화로 왜곡시킴으로써 노동계급의 계급의식이 200년 동안 원천적으로 봉쇄된 것이다. 계급의식을 갖지 못한 노동계급과 저소득층은 선거 기간에 자기들을 위한 정당이 아닌 공화당이나 민주당 중에서 어느 한 정당을 선택하고 지지하게 된다. 계급의식을 갖지 못한 한국의 노동계급과 저소득층이 선거 기간에 자기들을 위한 정당이 아닌 국민의힘이나 더불어민주당 중에서 어느 한 정당을 선택하고 지지하는 것과 똑같다.

2024년 11월 5일 미국의 대통령 선거는 중산층이 해체되면서 계급적 양극화가 심화된 상황에서 실시되었다. 이번 선거 기간에 공화당과 민주당 사이에 형성된 정치적 적개심은 극에 달했다. 보수 양당은 욕설과 비방을 주고받았다. 그런 선거판에 뛰어들어 난타전을 벌인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는 민주당 대선후보 커멀라 해리스(Kamala D. Harris)를 이기고 당선되었다.

© trump facebook

2. 미국 중흥과 패권 탈환을 외치는 신흥 정치세력

2016년 대선, 2020년 대선, 2024년 대선에 공화당 후보로 연속 출마한 트럼프가 얻은 득표수가 어떻게 변동되었는지 살펴보자. 미국은 유권자들의 투표로 당락을 가르는 게 아니라, 직접 투표(popular Vote)와 선거인단 투표(electral vote)를 분리시켜 놓고 선거인단 투표로 당락을 가르는 매우 불합리한 선거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그래서 직접 투표에서 더 많이 득표했는데도 선거인단 투표에서 적게 득표해 낙선하는 사례가 더러 있다. 그러므로 미국 대통령 선거는 대선후보가 유권자들의 직접 투표에서 얼마나 많이 득표했는지를 살펴보아야 지지 동향의 추이를 알 수 있다.

유권자들의 직접 투표상황을 보면, 트럼프는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보다 2,879,086표 적게 받았고, 2020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보다 7,059,526표 적게 받았는데, 2024년 대선에서는 민주당 후보보다 8,422,115표를 더 받았다.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의 득표율은 50.1%였고, 해리스의 득표율은 48.3%였다.

이것은 트럼프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당선된 것이 아니라, 약간 우세한 지지를 받아 당선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트럼프가 이번 대선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는 한국 언론매체들의 보도는 오보였다.

주목되는 것은, 트럼프가 2016년 대선에 비해 2024년 대선에서 13,410,425표를 더 받았다는 사실이다. 지난 8년 동안 그를 지지하는 유권자가 134만여 명 더 늘어난 것이다. 이것은 정치인으로서 아무런 경험도 경력도 지지층도 갖지 못한 트럼프가 이제는 제법 견고한 지지층을 구축하였음을 보여준다.

트럼프의 지지층은 트럼프 개인에게 지지를 보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트럼프가 대표하는 신흥 정치세력에 대한 지지를 보내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2024년 대선은 트럼프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미국중흥론을 부르짖는 신흥 정치세력의 승리다. 미국중흥론은 퇴조하는 미국을 다시 일으켜 세워 미국의 패권적 지위를 되찾자는 패권 탈환론과 일맥상통한다.

트럼프가 대표하는 신흥 정치세력은 자유무역으로 피폐해진 미국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금융의 세계화로 파산 위기에 빠진 미국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침략전쟁의 빈번한 도발로 국고를 탕진한 미국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비대한 군사동맹 체제를 방만하게 유지하려다가 되레 군사력을 약화시킨 미국을 다시 일으켜 세워 미국의 패권적 지위를 되찾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트럼프가 제시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라(Make America Great Again)’는 정치구호는 신흥 정치세력의 미국중흥론과 패권탈환론을 선동적으로, 집약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트럼프는 2012년 대선에서 공화당 대선후보 밋 롬니(Willard Mitt Romney)가 민주당 대선후보 버락 오바마(Barack H. Obama)에게 패한 직후 미국 특허청에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라’는 정치구호의 저작권을 신청했다.

이것은 트럼프가 당시 여러 인맥과 정파들로 분산되었던 신흥 정치세력을 미국 중흥론과 패권 탈환론의 기치 아래 결집시켜 신흥 정치세력의 대표자로 등장하려는 야심찬 정치활동을 이미 2012년에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뒤에 미국중흥론과 패권탈환론을 주창해온 신흥 정치세력은 지지층을 구축, 확장했고, 트럼프는 분산된 신흥 정치세력을 자기 주위에 결집시켰다. 그래서 트럼프는 2024년 7월 18일 공화당 대선 후보직을 수락하는 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집권하면 미국은 다시 존중받게 될 것이며, 어떤 나라도 우리의 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어떤 적도 우리의 힘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3. 미국 퇴조시킨 4대 병폐를 퇴치하려는 트럼프

퇴조하는 미국을 다시 일으켜 세우려는 미국 중흥론과 유일 초강대국(sole superpower)의 패권적 지위를 상실한 미국의 패권을 되찾으려는 패권 탈환론은 반제자주화를 지향하는 세계 진보적 인민들의 투쟁과 노력을 짓누르고, 쇠약해진 미국주의 지배력을 원상 복구하려는 반역사적인 견해이다. 그런 점에서, 트럼프가 대표하는 신흥 정치세력은 세계의 자주화를 가로막는 새로운 적이다.

이번 대선에서 승리한 신흥 정치세력은 미국을 퇴조시킨 4대 병폐를 퇴치하는 데 전력할 것으로 예견된다. 그들이 말하는 4대 병폐는 자유무역 의존, 금융의 세계화, 침략전쟁의 빈번한 도발, 군사동맹 체제의 방만한 운영이다.

그러므로 4대 병폐를 퇴치하기 위한 트럼프 집권 2기의 정책 방향은 자유무역을 철폐하고 보호무역으로 복귀하는 것, 금융의 세계화를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전환시키는 것, 전쟁 도발을 자제하는 것, 군사동맹 체제를 축소하는 것이다.

다시 집권한 신흥 정치세력이 자유무역을 철폐하고 보호무역으로 복귀하면, 자유무역 체제에 전적으로 의존해 국가경제를 유지해온 한국은 회복하기 힘든 치명상을 입을 것이다. 다시 집권한 신흥 정치세력이 금융의 세계화를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전환시키면, 미국의 금융자본에 종속된 한국의 금융자본은 엄청난 손실을 입을 것이다.

2021년에 4.6%였던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022년에 2.7%로 추락했고, 2023년에는 1.4%로 폭락했는데, 트럼프 행정부가 보호무역으로 복귀하고 금융정책을 전환하면 2025년 이후에는 역성장의 수렁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글에서는 트럼프 집권 2기에 무역 부문과 금융 부문에서 생성될 결과에 관해 서술하지 않고, 군사 부문에서 생성될 결과에 관해서만 서술한다.

트럼프 집권 1기에 트럼프를 가장 오랜 기간 보좌해온 코리 르언다우스키(Corey R. Lewandowski)와 데이빗 보씨(David N. Bossie)가 공동 집필한 『트럼프의 적들: 은밀 국가는 대통령직을 어떻게 훼손하고 있는가(Trump’s Enemies: How the Deep State is Undermining the Presidency)』라는 제목의 책이 2018년 11월 27일 미국에서 출판되었다.

그 책에 의하면, 트럼프 집권 1기에 백악관, 연방의회, 법무부, 정보기관 안에 트럼프에게 증오심을 품고 있는 적들이 우글거리는데, 그들은 트럼프의 정책을 반대하면서 트럼프를 퇴진시키려는 정치음모를 꾸민다는 것이다. 당시 트럼프의 정책을 반대하면서 트럼프를 퇴진시키려는 관료 집단을 속칭 ‘은밀 국가(deep state)’라고 불렀다.

트럼프를 증오하는 반대파는 자유무역, 금융의 세계화, 침략전쟁의 빈번한 도발, 군사동맹 체제의 방만한 운영을 이전처럼 계속 밀고 나가려고 했고, 트럼프를 추종하는 충성파는 자유무역을 철폐하고 보호무역으로 복귀하고, 금융의 세계화를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전환시키고, 침략전쟁 도발을 자제하고, 군사동맹 체제를 축소하려고 한다.

정치 경험이 미숙했던 트럼프는 집권 1기에 이전 오바마 행정부에서 활동했던 기존 관료집단 50여 명을 그대로 받아들였고, 미국 중흥론과 패권 탈환론에 동조하는지를 검증하지 않은 고위 관료들을 요직에 임명했다.

바로 그들이 미국 중흥과 패권 탈환을 추구하려는 트럼프의 정책을 반대했고, 트럼프에 대한 반발과 증오가 격화되자 그를 퇴진시키려는 탄핵 음모를 꾸미는 적으로 돌변해 ‘은밀 국가’를 형성했다.

이를테면 트럼프가 부통령에 임명했던 마익 펜스(Michael R. Pence),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했던 헐벗 맥매스터(Herbert R. McMaster)와 존 볼턴(John R. Bolton), 국무장관에 임명했던 렉스 틸러슨(Rex W. Tillerson), 국방장관에 임명했던 제임스 매티스(James N. Mattis)와 마크 에스퍼(Mark T. Esper), 합참의장에 임명했던 마크 밀리(Mark A. Milley), 백악관 비서실장에 임명했던 존 켈리(John F. Kelly), 법무장관에 임명했던 제프 쎄쎤즈(Jefferson B. Sessions), 국가정보국장에 임명했던 댄 코우츠(Daniel R. Coats), 중앙정보국장에 임명했던 존 브레넌(John O. Brennan), 연방수사국장에 임명했던 제임스 코니(James B. Corney)를 비롯한 고위 관료들이 ‘은밀 국가’의 이름 아래 결탁해 트럼프에 반기를 들었다가 해임되었다.

트럼프가 임명한 고위관료들 가운데 국무장관 마익 팜페오(Michael R. Pompeo)만 충성파였고, 나머지는 전부 반대파였다. 내부의 적이 외부의 적보다 더 무섭다. 트럼프는 집권 1기에 미국 중흥과 패권 탈환을 추구하려는 자신의 정책을 거의 실행하지 못했고, 내부의 적들이 결집한 ‘은밀 국가’와 대결하는 내분에 자기 정력을 소진했다.

그런 쓰라린 경험에서 교훈을 찾은 트럼프는 집권 2기를 맞아 관료 임명에 신중을 기하면서 미국 중흥론과 패권 탈환론을 전적으로 지지하는 충성파를 자기 주위에 친위대처럼 배치해 자신의 정책을 신속히 추진하고 정적의 공세에 맞설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2024년 11월 13일 현재 트럼프가 임명한 고위 관료 11명과 지명한 고위 관료 8명은 모두 트럼프의 미국 중흥론과 패권 탈환론을 전적으로 지지하는 충성파다.

 

4. 끝없는 전쟁에서 벗어나겠다는 트럼프

2024년 7월 18일 트럼프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를 수락하는 연설을 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유럽과 중동에서 전쟁이 이어지고 있고, 대만, 한국, 필리핀을 포함한 아시아 전역에서 갈등이 증대되고 있다. 지구는 제3차 세계대전의 경계에 위태롭게 서 있다. 나는 현 행정부가 만들어낸 모든 국제 위기를 종식시킬 것이다. 여기에는 내가 대통령이었으면 일어나지도 않았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이스라엘 전쟁 등이 포함된다.”

위의 발언은 트럼프가 전쟁을 반대하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트럼프는 전쟁 자체를 반대하는 평화주의자가 아니다. 그는 전쟁이 미국 중흥과 패권 탈환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전쟁을 반대하는 것이다. 지난 시기 미국은 자기를 추종하지 않는 약소국들을 침략전쟁과 무력 개입으로 짓누르면서 미국주의 지배체제를 유지했고 미국의 패권을 유지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미국의 군사력은 이전보다 약해졌고, 미국과 대결하는 조선, 중국, 러시아, 이란의 군사력은 이전에 비할 바 없이 강해졌다. 미국은 군사적 패권을 상실했다. 그래서 만일 지금 미국이 침략전쟁을 도발하면, 미국은 패전할 것이 분명하다. 미국이 패전하면, 미국주의 지배체제는 붕괴될 것이다. 미국이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에 대한 무력 개입을 자제하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이런 사정을 간파한 트럼프는 “끝없는 전쟁에서 벗어나겠다”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해왔다. 2024년 11월 10일 영국 언론매체 ‘텔레그래프’ 보도에 의하면, 트럼프 집권 2기의 고위관료 인선 문제를 처리하는 트럼프 2세(트럼프의 장남)는 “전쟁을 주장하는 네오콘(Neocon)과 매파(hawkish)”가 트럼프 집권 2기 행정부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는 집권 2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을 조기에 종식시키려고 할 것이다. 2024년 11월 14일 미국 ‘팍스 뉴스(Fox News)’ 보도에 의하면,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평화특사를 임명해 러시아와 종전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한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에 자신이 재집권하면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을 끝내기 위한 종전협상을 시작하겠다고 공언했다.

위의 보도에 의하면, 트럼프가 구상하는 종전협상안은 현재의 전선을 동결해 1,300km의 비무장지대를 설치하고,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하는 것을 앞으로 20년 동안 유예하는 것이라고 한다.

 

5. 트럼프의 철군 의지 실현할 집권 2기

트럼프는 2024년 10월 15일 시카고에서 진행된 경제인들과의 대담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코리아전쟁 이후 방위비를 받은 적이 없다. 그래서 나는 한국에 ‘방위비를 내야 한다. 연간 50억 달러로 시작하자’고 말했다. 그런데 한국은 국회에서 비준을 받아야 한다는 구실로 20억 달러만 내겠다고 했다. 나는 20억 달러를 받아냈다. (중략) 나는 조선이 엄청난 핵무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주한미미군) 40,000명이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고, 한국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한국에 말해주었다. 한국은 그렇게 하겠다고 동의했다. 그런데 조 바이든이 그것(방위비)을 줄였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한국은 연간 100억 달러를 내놓았을 거다. 한국은 그 비용을 기꺼이 지불할 것이다. 한국은 현금인출기(money machine)다.”

트럼프는 집권 1기에 연간 50억 달러의 방위비를 내놓으라고 한국에 요구했었는데, 이제는 금액을 연간 100억 달러로 두 배 올렸다. 100억 달러는 13조 9,600억 원이다. 트럼프가 한국에서 뜯어내려는 것은 방위비(defense expenses)다.

그가 말하는 방위비에는 주한미군 주둔비 분담금은 물론이고 미국이 각종 전략자산을 한국에 출동시키는 막대한 비용도 포함된다.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이 ‘확장억제’를 더 강화해달라고 미국에 애걸하자 미국은 핵추진 항공모함, 핵추진 잠수함, 전략폭격기, 강습상륙함, 스텔스 전투기 등 각종 전략자산을 끊임없이 한국에 들이밀고 있는데, 그런 전략자산을 한 차례 동원할 때마다 미국은 엄청난 비용을 지출한다.

그래서 트럼프는 미국의 전략자산을 한국에 출동시킬 때 지출하는 비용까지 합산해 연간 방위비 100억 달러를 받아내겠다고 벼르는 것이다. 한국에서 연간 100억 달러는 뜯어가겠다는 구실을 제공한 장본인은 윤석열이다.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은 미국에 맹종하지만, 연간 100억 달러를 상납하라는 트럼프의 요구는 따르지 않을 것이다.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이 트럼프의 상납 요구를 따르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 2019년 7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트럼프 집권 1기에 국방부장관을 지낸 마크 에스퍼가 그 의문에 명쾌한 해답을 주었다.

그는 2022년 7월 12일 ‘미국의소리’ 방송과 대담하는 자리에서 방송 기자가 트럼프의 주한미군 철수 결심이 얼마나 완고했는지, 실제로 철수가 이뤄질 가능성은 어떠했는지를 묻자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트럼프의 결심은 단호했고, 끊임없이 이것(철군 문제)을 언급했다. 한국뿐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와 일본에서도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했다. 이 문제를 꽤 자주 언급했는데, 나와 다른 각료들이 만류했다. 우리는 미군 철수를 미연에 방지하는 데 성공했다. 트럼프가 (2020년에) 재선되었다면, 미군 철수를 계속 추진했을 것이다.”

마크 에스퍼는 2023년 12월 17일부터 21일까지 ‘조선일보’ 워싱턴 특파원과 몇 차례 대담했는데, 트럼프가 집권 1기 중에 어떤 맥락에서 주한미군 완전 철수를 언급했었는지를 특파원이 묻자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그가 실제 (철군) 명령을 내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회의석상에서) 완전 철수 혹은 부분 철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종종 꺼냈다. 미군의 해외 주둔 문제가 회의 주제로 나왔을 때마다 그 이야기를 불쑥 꺼냈다. 철수 대상은 한국일 때도 있었고, 아프리카나 독일일 때도 있었다. 그는 전 세계에서 미군을 빼내고 싶어 했다.”

마크 에스퍼의 대담 발언은 트럼프의 철군 의지가 얼마나 확고한지를 말해준다. 트럼프는 집권 1기에 철군 정책을 완강히 반대한 고위 각료들의 저지에 막혀 자신의 철군 의지를 실현하지 못했다. 그런데 집권 2기는 집권 1기와 완전히 다르다. 트럼프는 자신의 철군 정책을 반대할 만한 사람을 집권 2기 행정부에 받아주지 않고, 자신의 철군 정책을 따르는 충성파들만 고위 각료로 임명했다.

2024년 11월 12일 ‘월스트릿저널’ 보도에 의하면, 트럼프는 퇴역 장성들과 퇴역 군사 지휘관들로 구성된 ‘전사평의회(Warrior Board)’를 설치하고, ‘전사평의회’가 3성 장성들과 4성 장성들에 대한 해임 권고권을 행사하게 하는 대통령 행정명령 초안을 작성했다고 한다.

‘전사평의회’는 장성들의 자질을 평가해 자질이 부족한 장성들을 해임 시키라는 권고를 트럼프에게 제기할 것인데, 트럼프가 해임 권고를 받으면 30일 안에 그들을 해임 시킨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에 자신이 재집권하면 민주당에 친화적인 장성급 군사 지휘관들을 전부 해임하겠다고 공언했다.

2024년 11월 14일 영국 언론매체 ‘로이터즈’ 보도에 의하면, 트럼프 정권 인수위원회는 트럼프 집권 2기에 트럼프의 국방정책을 반대하거나 방해할 국방부 관리들을 집단적으로 해임하기 위해 해임대상자 명단을 작성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보도 내용은 트럼프 집권 2기에 트럼프의 철군 정책을 반대하거나 방해할 국방부의 중간 간부들이 집단적으로 해임될 것이라는 점을 예고한다.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가 트럼프의 철군 정책을 따르는 충성파들로 채워지면, 트럼프는 자신의 철군 정책을 신속하고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다. 혹시 연방의회가 트럼프의 철군정책을 반대할 수 있지만, 이번 선거에서 다수당의 지위를 차지한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을 전부 장악했으므로, 이제는 연방의회마저도 트럼프의 철군 정책을 저지할 수 없게 되었다.

 

6. 트럼프의 재집권은 윤석열 정권에 재앙

트럼프가 철군 정책을 실행하려는 지역은 유럽, 일본, 한국이다. 트럼프는 그중에서도 철군 문제에서 가장 약한 고리인 한국에서부터 미군을 철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의 국방정책은 해외에 주둔하는 미군을 철수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미국이 관리하기 힘들 만큼 너무 비대해지고 방만해진 군사동맹 체제들을 폐기하거나 축소하는 방향으로 추진될 것이다.

트럼프의 시각에서 보면, 미국의 군사동맹 체제는 미국의 국가안보를 지켜주는 유익한 도구가 아니라 미국의 군사력을 해외 여러 지역으로 분산시키고, 가뜩이나 부족한 미국의 국방비를 갉아먹는 해로운 존재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트럼프는 집권 2기에 철군 정책과 함께 동맹 축소 정책도 추진할 것이 분명하다. 트럼프의 국방 정책에서 철군과 동맹 축소는 밀접히 연관된다.

트럼프는 집권 1기 중에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에서 탈퇴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트럼프는 미국이 이제껏 자기 국익에 가장 중요한 동맹체라고 믿어온 북대서양조약기구를 내버리겠다고 했으니, 그보다 덜 중요한 동맹국인 한국을 헌신짝처럼 내버리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아니다. 트럼프는 미국의 국익에 해로운 동맹에서 탈퇴하거나 동맹국을 내버리는 것이 미국 중흥과 패권 탈환의 길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므로 트럼프의 시각에서 보면, 바이든이 집권 중에 저질러놓은 동맹 강화 조치들은 미국 중흥과 패권 탈환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는 어리석은 짓이다. 그래서 트럼프는 바이든의 동맹 강화 조치들을 폐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가 백악관에 들어가면, 바이든이 2023년 4월 26일 윤석열과 함께 채택한 ‘워싱턴 선언’부터 폐기할 것이다. 트럼프가 대통령령 문서에 서명하면 ‘워싱턴 선언’은 즉시 폐기된다.

트럼프가 ‘워싱턴 선언’을 폐기하면, 그 선언에 의거해 설립된 ‘핵협의그룹’도 해체될 것이고, ‘핵협의그룹’ 공동대표들이 2024년 7월 11일 서명한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도 무효화될 것이고, ‘핵작전 도상훈련’도 중지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은 사상 최악의 안보 위기에 빠지게 된다. 미국 중흥론과 패권 탈환론 외치는 망나니의 재집권은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이 피할 수 없는 끔찍한 재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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