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우 간에 벌어지는 전쟁이긴 하지만, 엄격히 말하자면 젤렌스키가 ‘미국(나토)의 대리전’을 치른다고 해야 맞다. 또, 우크라 군대는 나토의 돈과 무기로 무장됐기 때문에 ‘용병’이라고 해야 옳다. 물론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우크라이나군 중에는 수만 명의 나토를 비롯한 전 세계 용병들이 우크라군 제복을 입고 전선에 투입됐다는 사실이다.
허나 이게 알려지는 걸 꺼리는 나토와 우크라이나는 의도적으로 침묵을 지키고 있다. 지난 8월에 러시아 영토 쿠르스크를 침략한 우크라군 약 3만 5천 명은 최정예 부대로 편성됐을 뿐 아니라 절반 정도가 외국 용병이라고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우크라군의 러시아 쿠르스크 침공 결정이 젤렌스키의 독자적 판단이라고 알려졌으나 나토의 동의, 지지 없이는 대규모 침공이 어렵다는 건 상식이다. 3년 전 이길 수 없는 전쟁이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절호의 기회였던 5차 이스탄불 우-러 평화 협상까지 걷어차고 미영의 뜻을 따라 전쟁을 계속했던 것이다.
승리할 수 없는 쿠르스크 침략도 같은 맥락(선상)에서 봐야 맞다. 러시아를 불구로 만들고 가능하면 정권 교체까지 완수한다는 것이 나토와 젤렌스키의 가장 큰 목표일 것이다. 좀 더 큰 확대경으로 들여다보면 나토의 미국 의존을 심화시키고 경제적 실리를 챙기려는 미국의 고차적 전술이다.
젤렌스키의 쿠르스크 침공은 나토의 더 많은 지원과 직접 참전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 외에도 쿠르스크 핵발전소를 점령해 러시아와 유리한 협상을 개시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 침공의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소모전, 지연작전을 펼치던 러시아군의 대규모 탈환 작전으로 ‘독 안에 든 쥐’ 신세의 우크라군이 전멸 상태에 들어간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그런데 이 탈환 작전에 동원된 러시아군 약 5만 명 중 북한군 1만 5천 명이 참여하고 있다고 키이우와 서울에서 요란하게 보도되고 있다. 이런 대규모 무장군의 이동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참전 주장을 신뢰하기 어렵다.
우크라 종전을 결사반대하는 미국 네오콘 호전세력이 파병설의 진짜 배후로 보인다. 트럼프가 당선되더라고 확전된 우크라전을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전황을 굳혀놓기 위해 북한군 파병설을 적극 최대한 활용하는 걸로 보인다.
10월 말경 최초 우크라군 정보당국에 의해 파병설이 제기됐다. 곧 이어서 한국의 국정원이 이를 복창하고 주거니 받거니 ‘약속 대련’ 굿판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것은 한국의 살상무기 제공과 한국군 파병 구실이 될 뿐 아니라 나토의 지원과 나토군의 직접 참전을 유도하기 위한 공작의 일환이라고 봐도 무리는 아닐 것 같다.
윤석열은 우크라전을 계기로 남북대결을 벌이고 그 전쟁을 한반도로 옮겨 소규모 전쟁이라도 벌이는 동시에 계엄을 선포해 반대세력을 소탕하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이 등을 돌려 탄핵에 직면한 풍전등화의 정권을 연장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계엄령 선포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편, 젤렌스키는 북한군 파병설을 날조, 과장, 확대해 나토군 참전을 유도하는 동시에 한국의 무기와 군대를 지원받아 전쟁을 확대하면 당면한 정치, 군사적 위기를 모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허나 윤-젤 둘의 부질없는 재생의 꿈은 트럼프의 성공으로 그만 몽땅 물거품이 되는 중이다.
윤-젤의 전쟁 확대 공작은 전쟁을 끝내려는 트럼프에게 도전장을 내밀고 우롱하는 처사라고 보여질 수 있다. 따라서 트럼프는 분노했을 것이고 후일 따끔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마음먹었을 것이다. 이제 전 세계의 눈과 귀가 트럼프와 푸틴의 종전 발언에 쏠리면서 다양한 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트럼프의 종전 계획 보따리는 다 풀리지 않았으나 그중에 일부는 알려졌다. 핵심을 요약하면 ▲현재 정세 동결 ▲나토 가입 20년 유예 ▲유럽연합 가입 ▲장기적 우크라 안보 보장 ▲완충지대 설치 등이다. 이 제안에 푸틴이 동의하지 않으면 우크라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한다.
돈, 무기를 억수로 쏟아부어도 전세를 역전시킬 수 없다는 확신을 가진 푸틴이 나토 참여 유예나 나토가 우크라 재건 참여에 얼신거리는 걸 수용하기는 절대 어려울 것이다. 뉴욕타임스(11/17)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 보도한 바에 의하면 지난 9월 미사일 사거리 제한 해제를 거부했던 바이든이 대규모 북한군 파병을 구실로 전술무기 에이태킴스(ATACMS)의 러시아 본토 타격을 허용한 걸로 알려졌다. 아직 공식 확인은 없지만, 자신의 결정을 한 달 만에 뒤집었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트럼프는 유세 막바지에 유명한 ‘더 힐’ 정치 잡지에 R. F. 케네디(보건부장관 임명자)와 공동의 글을 게재했다.
이들은 바이든의 미사일 사거리 제한이 해제되면 3차 핵대전이 벌어진다고 하면서 반전평화 촉구의 글을 실었다. 바이든이 정책을 뒤집은 근본 이유는 종전 논의가 무르익는 와중인데도 확전을 해서 트럼프가 전쟁에 말려들어 허우적거리는 꼴을 보겠다는 복수심이 깔려있다고 보여 입맛이 쓰디쓰다.
또, 북한군 쿠르스크 파병을 빙자해 정책을 뒤집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우크라가 아니라 러시아 내에 북한군의 파병은 국제 규범과 합법적 틀 안에서 북러 두 나라의 자주권에 해당하는 사항이기 때문에 시비거리가 절대 될 수 없고 돼서도 안 된다. 주한미군 철수 후에나 가능…
푸틴은 젤렌스키로부터 항복을 받아내는 건 시간 문제라고 확신하는 것 같다. 항복이 아니라 종전하는 것 자체가 많은 양보를 했다는 입장인 걸로 보인다. 푸틴은 전승국과 패전국이라는 틀 안에서 종전 문제를 풀어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려 할 것이다.
사실 24시간 안에 전쟁 종결을 공언했던 트럼프로선 전쟁이 계속된다면 정치적 치명타를 입고 국제적 망신을 당하는 꼴이 된다는 걸 트럼프가 모를 리 없다. 종전 협상에 유리한 패를 쥐고 있는 러시아의 주장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건 분명하다.
우크라 종전과 동시에 있을 대선, 총선을 관리하고 국가 재건에 주도적 역할을 할 사람은 상징적 수반일 것이다. 그는 반나치 중립적 인물이 임명될 것 같다. 미영 나토는 철저히 국가 재건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 이스탄불 5차 러-우 평화 협상 내용이 많이 반영될 수는 있을 것이다.
승전국과 패전국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다. 전쟁에서 이긴 전승국 러시아는 우리나라의 해방 공간에 존재했던 미군정과 같은 섭정을 관철하려고 할 것이다. 종전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던 간 하나 분명한 것은 크림반도와 4개 병합주를 푸틴이 포기한다는 건 거의 불능하다고 보인다.
“미국 없이 싸울 수 있고 절대 항복은 없다”라던 젤렌스키가 “외교적 수단으로 풀겠다”라고 최근 말했다. 이는 종전이 임박하고 있다는 상징이기고 하다. 일전 숄츠 독일 총리가 푸틴과 종전논의를 했다. 종전을 향하고 있다는 신호라 할 수 있다. 트럼프의 승리가 발표된 이후부터 러시아군은 별다른 저항 없이 전진을 거듭하고 우크라이나 국토의 45%를 점령했다고 한다.
문제의 쿠르스크 전선 상황은 우크라군 소탕이 이제 시간 문제라고 알려졌다. 다 이긴 전쟁인데, 푸틴이 굳이 북한군 우크라 참전을 독려할 이유가 없다. 되레 나토군 참전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어 가능성이 전혀 없어 보인다.
최근 트럼프의 내각 인선을 보면 네오콘이 다수라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다. 그래도 희망이 있다고 보는 이유는 16개 정보기구 총괄 미 정보국장에 평화주의자 툴시 거바드가 발탁됐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미국의 대외정책 수립에는 미 정보국장의 보고가 결정적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 트럼프에게 기대를 거는 것은 미국이 당면하고 있는 북한으로부터 오는 심각한 안보 위기를 잠시도 미룰 수 없는 절박한 과제라고 인식을 통감하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싱가포르 북미선언’(2018)에 나선 배경에는 미국이 북한의 사정권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최근 ‘화성포-19형’이 성공적으로 발사돼 미 본토가 최초, 최대, 최고 안보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를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자국의 심각한 안보 위협을 미룬다면 지도자로서 자격 상실이다. 트럼프는 이미 대북 적대 정책을 관계 정상화로 전환하려다가 네오콘 장벽을 넘지 못하고 무산된 경험을 했다.
하지만 이번 2기 집권 초에는 뭔가 놀라운 작품이 출현할 것이라고 예상해도 무리는 아닐 것 같다. 그는 “핵 가진 사람과 잘 지내는 게 좋다”라고 북한을 염두에 둔 발언을 이미 했다. 냄새를 귀신같이 맡는 일본도 냉큼 평양으로 달려갈 터인데, 윤석열은 대북 삐라 풍선을 타고 가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