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도 중요한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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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도 중요한 약속
  • 김철홍 자유기고가
  • 승인 2024.12.0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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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홍 자유기고가<br>
김철홍 자유기고가<br>

예약 문화는 고대 로마 시대부터 시작되었다. 로마인들은 극장이나 경기장에서 좌석을 예약하는 시스템을 사용했다. 이후 중세 시대에는 레스토랑과 여관이 등장하면서 예약 문화가 더욱 발전하게 되었다.

예약 문화는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대중화되었다, 호텔, 레스토랑, 극장 등 다양한 서비스 업종에서 예약 시스템이 도입되었고, 고객들은 사전에 예약을 통해 원하는 서비스를 예약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재는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의 발전으로 온라인 예약 시스템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들은 언제 어디서든 예약을 할 수 있으며, 서비스 업종에서는 예약관리시스템을 통해 고객 예약 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예약 문화는 고객과 서비스 제공자 모두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며, 서비스 업계에서는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았다.

공연장 예약 부도사례
공연장 예약 부도사례

흔히 ‘노쇼(No-Show)’라는 예약 부도는 예약은 했지만, 취소하는 연락 없이 예약 장소에 나타나지 않은 것을 말한다. 예약이 가능한 곳이면 분야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현상으로 음식점, 병원, 미용실, 공연장, 고속버스 등 5대 서비스 업종에서 노쇼로 인한 매출 손실이 연간 4조 5000억 원에 달하며, 연관 업체들의 손실까지 합하면 총 8조 2800억 원의 경제적 비용이 발생한다고 한다.

그에 따른 고용 손실도 무려 11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경제적 손실뿐만 아니라 예약에 밀려 원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다른 소비자에게도 기회 박탈의 피해를 주게 되는 등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예약은 엄연한 약속이다. 지킬 수 없는 약속은 하지 말고 부득이한 경우라면 꼭 미리 알려 주어야 한다.

예약 문화는 현대 사회의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았지만, 최근 ‘노쇼’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우리 예약 문화의 역사적 변화와 함께 노쇼로 인한 경제적 손실 해결 방안들을 살펴본다.

우리의 예약 문화는 대면이나 전화를 통한 예약이 주를 이루었던 과거와는 달리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예약이 일상화되었다. 비록 시간 흘러 편의성을 높였지만, 단순히 개인의 실수나 무례함을 넘어서 노쇼라는 새로운 사회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

음식점 예약 부도 사례
음식점 예약 부도 사례

“한 장애인체육회가 회식하겠다며 한정식집에서 100인분을 예약하고 나타나지 않아 지탄받은 가운데, 공무원들이 고깃집 단체 예약을 부도낸 사실이 드러나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의료대란으로 국립대병원, 경영위기에 노쇼 환자까지 ‘이중고’로 2년 6개월 사이 노쇼환자 158만명...서울대병원도 37만명”이라는 피해 사례 등의 언론 보도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업종 불문하고 노쇼 피해 사연이 잇따랐다.

이뿐 아니라 “반갑던 예약 주문을 지금은 의심부터 하게 됐다”, “대량 주문 들어오면 겁부터 난다”는 착잡함을 전하는 ‘노쇼 테러’ 경험 자영업자들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는 대외적으로는 우리 대한민국이 K-팝, K-드라마, K-푸드 등으로 대표되는 K-컬쳐와 더불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세계적인 코리아의 위상은 물론 코리아 붐이 일고 있는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진 우리의 예약 문화 수준을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다행히도 ‘노쇼’피해에 따른 미담 사례도 있다. 270만 원어치 고기를 주문 '노쇼' 피해를 본 정육점·식당 자영업자가 자신의 엑스 계정에 피해 사실과 곤란한 고기 처리 상황을 알리자 누리꾼들은 “도울 수 있게 기회를 달라, 장사하는 입장이라 어려움을 잘 안다.”며 자신들에게 판매하라고 호응해 고민 끝에 고기를 소분해 판매 링크를 올리자 판매 시작 7분 만에 매진 됐다.

노쇼의 원인은 다양하다. 일부는 단순히 예약 사실을 잊거나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 사유가 발생하지만, 더 큰 문제는 소비자의 공감 능력 결여와 사회적 책임감 부족에서 비롯된다는 점과 많은 사람이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무책임한 행동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많은 업체들이 노쇼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으로 예약금 제도 도입, 패널티 부과, 블랙리스트 공유 등의 조치를 모색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노쇼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사회 전반의 인식 개선 즉, 예약은 단순한 편의를 넘어 일종의 구두 계약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또한 어릴 적부터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과 사회적 책임감을 키우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예약 문화의 개선과 노쇼 해결 방안으로 예약 보증금 제도 도입 및 패널티 부과로 손해 최소화, 예약 전날이나 당일 예약 확인 문자로 고객이 잊지 않도록 리마인더 서비스, 단체 예약 시 계약서 작성 및 복수 연락처 확보, 예약 시간이 지나도 변경이 가능한 유연한 예약 시스템, 예약 고객을 위한 특별 혜택 제공 등을 쉽지 않겠지만 시도해 볼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은 소비자와 사업자 모두가 단기적으로는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건전한 예약 문화 정착이라는 확신하에 상호 존중과 신뢰 관계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는 관련 법규를 정비하고, 기업은 합리적인 예약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며, 소비자는 책임 있는 행동을 실천하는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고 과제이기도 하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2018년 노쇼 피해 방지를 위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외식업 위약금 규정을 신설해 외식업장에서 예약 시간 1시간 전까지 취소하지 않을 경우 총 이용금액의 10% 이내의 예약보증금을 위약금으로 부과하도록 했지만, 이 기준은 다양한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시간이 지나 시대 변화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라 내년 상반기까지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개정해 업종별 특성을 고려해 위약금 기준과 부과 유형을 세분화할 방침이다.

공자는 예(禮)라는 개념을 중요하게 여겼으며, 맹자는 인(仁)은 예(禮)의 근원이며, 예는 인을 실천하는 방법이라는 예절과 인의 관계를 강조했다. 이러한 예의와 인의 가치는 예약 문화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바로 예약은 상대방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며, 예절과 예의를 갖추어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태도를 말한다.

노쇼 문제는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인 만큼 모두가 작은 배려와 책임감을 가지고 행동한다면, 보다 건강하고 성숙한 예약 문화를 만들어 우리 사회의 경제·문화적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최근 불법 비상계엄 사태 이후 외국 관광객의 한국 여행 심리 위축 등으로 외국 관광객의 방한 계획이나 예약이 줄취소되는 사태 해결을 위해 위대한 국민, 민주시민의 저력으로 하루빨리 정국이 정상화되길 바랄 뿐이다. (문화유산국민신탁 충청지방사무소 명예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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