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김홍신과 법륜을 만나다
상태바
거장 김홍신과 법륜을 만나다
  • 김철홍 자유기고가
  • 승인 2024.09.30 15: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철홍 자유기고가
김철홍 자유기고가

아이들을 제외하곤 이들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김홍신은 우리나라 최초의 밀리언셀러 소설가, 정치가, 시민운동가 등으로, 법륜은 ‘즉문즉설’ 강연으로 많은 사람에게 희망과 위안을 주는 스님으로 “국회의원 10번하고, 장관 하면 뭐하나? 잃어버린 발해 역사를 가져와서 역사소설을 제대로 한번 써봐라”라고 한 것이 계기가 되어 ‘대발해’를 탄생시킨 김홍신 선생의 여섯 살 아래 정신적 스승이다.

김 선생은 평소 존경하는 ROTC 대선배요, 글과 인생의 롤모델로 자주 소통하면서 많은 배움을 주는 거장으로 3개월 전, 영광스럽게 작년에 이어 지난 28일 토요일 오후 ‘김홍신문학관 개관 5주년’ 생일잔치 초대에 숨 쉴 틈도 없이 즉시 답을 한 기억이 생생하다.

김홍신 작가와 서혜정 성우의 북토크
김홍신 작가와 서혜정 성우의 북토크

사실 학창시절 소풍가기 전날 설레고 들뜬 마음에 잠 못 이루던 그 기분이었다. 새벽부터 선잠에서 깨어나 오전 일정은 모두 뒤로하고 일찌감치 차를 몰아 청명한 가을 하늘 농촌들판 풍경을 감상하면서 김홍신문학관에 도착했는데, 작년의 실내 행사와 달리 야외 행사장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700여명이 참석한 김홍신문학관 개관 5주년 생일잔치
700여명이 참석한 김홍신문학관 개관 5주년 생일잔치

정재계 유명인사는 물론 전국 각지에서 시절 인연, 지인 그리고 많은 열성 독자로 건물 옥상까지 700여 명이 행사장을 가득 메웠기 때문이다.

김홍신 작가 139번째 저서 겪어보면 안다
김홍신 작가 139번째 저서 겪어보면 안다

이날 잔치의 메인 제1부로 작년 서울프레스센터 기자간담회에서 ‘138번째 저서 「죽어나간 시간을 위한 애도」 소개 관련 3년 뒤가 등단 50주년으로, 그때까지 열심히 써서 140권을 넘기겠다’는 입장 발표와 김홍신문학관 개관 4주년 북콘서트장에서 ‘죽기 전에 총 150권의 책을 쓰겠다’고 약속한 걸 보여주듯, 139번째 출간 수필집 ‘겪어보면 안다’를 놓고 서혜정 성우와 북토크로 페이지를 넘기면서 인생 사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김홍신 작가 사인
김홍신 작가 사인

김 선생은 코로나가 한참 번성이던 시절 20여일 간 응급실과 음압병실을 오가면서 죽음의 공포와 절대적 고독감을 깊게 느꼈고 흰 방호복을 입은 의사, 간호사를 기적적인 천사라고 칭송하면서 반성과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고 지금 살아있음이 가장 큰 축복이라고 한다.

<굶어보면 안다, 밥이 하늘인걸>, <목마름에 지쳐보면 안다, 물이 생명인 걸>, <일이 없어 놀아보면 안다, 일터가 낙원인 걸>, <아파보면 안다, 건강이 가장 큰 재산인 걸>, <잃은 뒤에 안다, 그것이 참 소중한 걸>, <이별하면 안다, 그이가 천사인 걸> 책속의 내용을 낭독한다.

건강관리 비법 질문에는 자기 전에는 늘 108배를 하는데, 자신과 가족, 국가와 민족, 세상의 평화를 위한 기도를 하면서 108배를 한다고 한다. 또한 아침에 일어나면 살아있음에 감사의 기도를 한단다.

지금도 김 선생과 소통하면서 감사한 마음으로 수신한 수많은 문자 중 몇 개를 소개해 본다.

“저는 11일부터 17일까지 법륜스님과 함께 필리핀 민다나오 정글이자 반란군 지역으로 원주민을 위한 학교 준공식과 봉사활동…· 천길 벼랑길을 따라 7시간 강행군을 했습니다. 피곤이 겹쳐 경황이 없지만 짐승처럼 안살고 사람처럼 산다는 생각에 살맛이 납니다. 여기서도 저와 시절인연 맺은 분들을 위한 기도 정성껏 하고 있습니다.”

“설날 아침에 현관, 마당, 대문 밖을 빗자루로 싹싹 쓸었습니다. 세배하러 올 자식과 제자들에게 제 마음을 닦아 기도한 뜻을 비추어주려고요. 닦은 마음으로 제 시절인연 되어주신 분들을 위해 설마중처럼 건강, 화평, 자유, 웃을 일만 잔뜩 마중하시라는 기도드리겠습니다. 김홍신 절.”

“우리 세상을 곱게 가꾸는 봉사단체의 한사람으로 …· 봉사하다가 6년 전에 이사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올해도 …· 8월 10일과 11일 이틀간 한의사와 한의생을 비롯 봉사요원들 …· 575명을 진료했습니다. ··… 주간보호센터는 한국형 노인복지의 상징을 …· 우리 복지정책이 참 고마웠습니다.”

“한가윗날, 참 좋은 날입니다. 차례상에 세상의 근심, 걱정 다 올려놓으면 조상님과 천신들께서 싹 걷어가십니다. 날마다 건강하시고 웃는 나날 꼭 되소서. 김홍신 마음모아.”

이처럼 늘 겸손하고 감사하면서 “기도 중 하나는 남을 기쁘게 하고 조금이라도 세상에 보템이 되게 살자는 거”라며 “독자들에게는 받은 사랑을 보답하는 방법을 찾아보려 한다”며 더 사랑과 용서가 필요하고 아직 세상은 살만하다고 강조한다.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강연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강연

제2부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강연 시간으로 사람들이 질문에 익숙치 않고 야외인 점을 감안해 사전에 몇 사람의 신청을 받아 진행하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리려고 한 모양이다. 계속되는 질문에 스님은 보통사람들이 생각지 못한 명쾌한 답변이 이어지자 여기저기서 질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발달장애아를 둔 엄마의 고민, 기후위기·핵 위협 등에 대한 목사의 질문 등에 이어 대구에서 한 변호사가 사회 범죄와 법 적용에 대한 고견 등을 물었다.

“지금부터 3800년 전 ‘함무라비 법전에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게 있는데, 상대가 내 눈을 빼면 나도 눈을 빼도 되고 상대가 내 이를 빼면 나도 이를 빼도 된다는 즉 복수를 정당화하고 있지만. 과잉 복수는 안 된다고 정한 거요. 현대 법이 복수를 정당화하지 않아요.

근데 오늘날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하고 있는 복수는 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에도 어긋나지만 과잉 복수를 하고 있어요.

“헌법에 보장된 자유를 억압하거나 배척하면 헌법정신에 위배되지요. 사람은 폭행, 성폭행 등 타인에게 해를 끼치거나 괴롭히는 행동은 해서는 안 된다는 금지 항목에 들어가고요. 그다음에 상대를 돕거나 어려운 사람을 후원하거나 하는 이런 일은 권장사항에 들어갑니다. 권장 사항은 선택 사항이에요.

그래서 옛날부터 ‘권선징악’이라고 그러는 거예요. 또는 ‘지악수선’ 이걸 우리가 가끔 착각을 하기 때문에 지금 복잡해지는 거예요. 우선 정해진 법을 지켜야 하고 징벌적 처벌이 아닌 교화 중심의 법 적용이 중요해요.”

법륜스님을 꼭 모시고 싶어서 6월의 개관식 일정을 조율한 결과가 이처럼 ‘즉문즉설’ 특유의 포맷으로 풀어가는 강연은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신선함과 통찰이 담겨 있었다.

충남무용교육원 국악한마당
충남무용교육원 국악한마당
김홍신작사 논산아리랑 바리톤 정경, 국악인 지현아 뚜엣 가을 하늘 높이 울려 퍼졌다
김홍신작사 논산아리랑 바리톤 정경, 국악인 지현아 뚜엣 가을 하늘 높이 울려 퍼졌다

이외에도 재능기부로 대학에서 한학을 가르치는 방송인 김병조 교수의 진행으로 충남무용교육원의 국악한마당과 김홍신 선생의 작사 ‘논산아리랑’을 바리톤 정경·국악인 지현아 듀엣으로 가을 하늘 높이 울려 퍼졌다.

잔치 분위기를 끌어올린 구창모의 축가
잔치 분위기를 끌어올린 구창모의 축가

더욱이 ‘희나리·어쩌다 마주친 그대’의 구창모 가수의 축가로 한껏 분위기를 끌어올리면서 “김홍신 선배가 ‘가장 완벽한 복수는 용서다’라는 한마디는 제겐 감동입니다.”라는 멘트로 박수 갈채를 받았다. 이외도 인근 건양대 운동장에서 협찬받은 국수, 치킨 등 푸짐한 먹거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지역잔치가 아닌 나라잔치임을 입증한 셈이다.

김홍신 문학관과 집필관
김홍신 문학관과 집필관

김홍신문학관은 깨달음을 뜻하는 반야산 자락에 자리 잡고 예술의 의미를 담은 문학관과 철학의 의미를 담은 집필관을 지었다. 건축양식이나 설립 이념 등도 좋은 규범이 된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좋은 일이다.

이뿐 아니라, 자랑스럽게도 2022년과 2023년 김홍신 선생이 교황의 초청을 받아 바티칸에서 두 번이나 특별 알현하고 국가원수를 만나는 클레멘스 8세 홀에서 강복과 축성을 해주셨다. 이 자리에서 바티칸 성직자성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이 김 선생을 “대한민국 최초의 밀리언셀러 작가이고, 김홍신문학관이 있으며, 지금까지 137권의 책을 출간했다”고 따로 소개하자 “교황께서 ‘엄지척’을 해주셨고 ‘자주 웃으세요’라는 말씀도 하셨다”며, 지금도 서재에 그때의 사진을 걸어놓고 교황의 참 따스한 미소를 새기고 있다고 한다.

건양대운동장에서의 국수, 치킨 등 먹거리 향연
건양대운동장에서의 국수, 치킨 등 먹거리 향연

김홍신 선생이 일상을 늘 겸손하고 감사하면서 시절인연을 위해 기도하는 공덕이 ‘내일이 있다는 것은 황홀한 은총’이고, ‘살아 있음이 가장 확실한 기적이고 즐거움’임을 깨우치게 할 것이다.

(문화유산국민신탁 충청지방사무소 명예관장)


주요기사